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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 코딩과 나

근육기억의 쇠퇴

Makonea
··8분

(자기 회사도 바이브 코딩으로 돌아간다는 IT 대기업 다니는 내 친구)

요즘 시장은 바이브 코딩이 기본이다.

내 친구는 대기업에 다니고 한국 최고 IT 기업에 다니지만 심지어 코드 리뷰조차 안한다고 한다. 주변 사람들 전부가 그렇다. 심지어 중국 개발자들도 요즘은 나에게 AI 답변을 그냥 준다. 그게 더 효율적이라나... 그 사람들은 중국 최고 대학을 나온 사람인데 말이지.

나는 너무 불안하다. GPT 5.2 이후에 완전한 바이브 코딩으로 전환했다. 정확히는 gpt 5.2가 12월 11에 나오면서 AI 코딩으로 전환 테스트하고, 올해 3월부터 AI 코딩으로 완전한 전환을 했다. 이러한 대전환의 이유는 Pragmatic Engineer 결과에서는 95% 이상이 매주 AI를 쓴다고 하고, 75% 이상이 소프트웨어 업무의 절반 이상에 AI를 쓴다고 했기때문이다.1

더 정확하게는 이제 시장 가격 자체가 바이브 코딩을 기준으로 가격을 매기기때문이다. 3개월짜리 프로젝트가 1개월짜리가 되었다. 문제는 바이브 코딩때문에 퇴사자들이 넘쳐나서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

이 홈페이지 makonea는 여전히 수동으로 손 코딩하지만, 내 사이드 프로젝트들도 최근에 만들어진 건 전부 AI 코딩을 기반으로 한다.

내가 만들던 컴파일러 프로젝트도 손 코딩에서 완전하 바이브 코딩으로 넘어갔다.

다른 사람의 프로젝트에 풀 리퀘스트를 날릴때는 AI를 쓰지 않지만, 내 프로젝트 전체는 AI를 계속 쓰고 있다. 납품 프로젝트는 납품 기간이 너무 짧아졌기때문에 쓰고, 다른 프로젝트는 너무 어려워서 쓴다.

AI는 나보다 훨씬 코딩을 잘한다. 나도 열심히 공부했지만 GPT 5.2 이후 정확히는 5.3부터 짧은 코딩이라면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문제는 AI를 쓸수록 코드 쓰는 방법을 잊기 시작한다. 계속 바이브 코딩을 할수록 리뷰할 능력을 잃어버리는 감각이 들어서 지속적으로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정도 손 코딩을 한다.

하지만 상품화를 목표로 하지 않는 취미 코딩에는 기억이 남지 않는다. 그래서 이 근육 퇴화를 어떻게 막아야할지 너무 걱정이다.

내 주변 커뮤니티 그러니까, 동양쪽 사람들은 AI 코딩에 생각보다 호의적이다. 내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다. 이유는 간단한게 애초에 동양쪽 사람들은 서구권 문화의 프로그래밍 방식을 익히기 힘들어서 자기표현이 힘들었기때문이다. 대부분 StackOverFlow 복사 붙여넣기 방식으로 코딩했고, 대부분은 시간 마감에 쫓겼다.

대부분 미국에서 제작된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 제작자의 손에 달려 있다보니 결국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를 불러와서 조립한다는 것이니까 바이브 코딩과 크게 다를바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자연어 코딩하면서 구조만 살피면 되니까 싫어할 이유가 적다. 다만 반대로 서양인들은 AI 코딩에 반발이 크다고 느낀다. 그들에게 코딩은 지적 주권의 상징이고, 코드를 직접 통제하고 이해하는 것이 개발자의 정체성이었으니까. AI 코딩은 이 지적 주권을 외주 주는 행위이기에 저항감이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볼때 AI 코딩을 하지 않을 자유가 있던 사람들과 AI 코딩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단면을 느낀다. AI 코딩은 코드 구현이라는 매우 어려운 기술을 싸게 했다.

지금으로부터 3년전만해도 '구현'은 선택받은 소수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흔히 나같이 라이브러리를 조립하고 틀에 맞춰서 조립하는 라이브러리 조립공들은 멸시 당하는 느낌이 컸다. 코드 몽키라거나 비하의 말에서 말이다.

나만해도 지금은 1분이면 되는 구현도 5시간 6시간 정도 걸렸다. 심지어 BSP를 이용한 랜덤 맵생성을 처음 구현하는데는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3분이면 만들어지고 그때보다 훨씬 나은 알고리즘을 선택한다.

그러니까 AI가 나오고나서 구현이라는 기술에 상징 자본이 AI로 박살나기 시작하고, 그 구현에 대부분을 책임지는 서양 기술자들은 그것에 분개하기 시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것이다.

나만 해도 그럴것이다. 내가 고생해서 모은 자본이 갑자기 값이 폭락한다고 하면 누가 좋을까.

하지만 나는 내가 구현하고 싶었지만 구현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심지어 원리를 물어봐도 짜증나지 않아 하니까 이전보다 훨씬 많은 것을 구현할 수 있게되었다. 나는 이러한 지점에서는 호의적이다.

물론 AI로 인해서 가장 먼저 짤릴 사람은 어쩌면 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이다. 어차피 잃을 것도 없기때문이다.

어쨌건 AI는 나보다 코드를 잘짜고 버그도 없다. 코드 전체를 따라가보면 괴상한 패턴과 완성이지만 전체 구현도를 그려봤을때 대부분 납득이 되는 구조를 띄고 있다.

문제는 이게 내 추상화가 너무 다른 방식이라는 거다. 그래서 AI가 코드를 쓰기 시작하면 내 코드와 점점 호환이 안되고 AI 코드를 선택할지, 내 코드를 선택할지 둘 중 하나를 고르게 된다.

나는 보통 AI코드를 선택한다. 추상화가 다른데 생산성에서 AI 코드가 압도적이고, 마치 테세우스의 배처럼 AI 코드가 프로젝트를 전체 잠식해서 추상화를 바꾼다. 슬픈 것은 그게 더 합리적이라는 거다. AI가 학습한 프로그램 데이터가 주로 엔터프라이즈 데이터니까 나 개인이 만들었어야할 프로젝트보다 더 큰 스케일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니까.

물론 그중에서도 괴상하다 싶으면 그 추상화를 쳐내지만 대부분은 납득이 되는 형태라서 그냥 굴린다.

그래서 요즘은 모르겠다. 바이브 코딩에 의존하면 내 기술이 깍여나가는 걸 알지만, 시장 요구와 그리고 이 구현의 쾌락에서 벗어나고 싶지 않다.

지식을 얻는 것은 고통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과거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옛날처럼 5페이지 논문 하나 읽는데 4시간 씩 걸리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은 논문 하나 번역해서 읽는데 10분이면 된다. 그래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삶은 왜 항상 이다지도 고통스러울까. 조금 마음 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

각주

  1. https://www.sonarsource.com/blog/state-of-code-developer-survey-report-the-current-reality-of-ai-coding/